막히는 도로,
한 남자가 졸린듯이 하품을 하고 있다가
라디오에서 이자할인 광고가 나온다.
이때 없는줄 알았던 한 중년사장이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난다.

중년 사장은 이자 할인 소식에 기뻐서
옆에 직원에게 자기를 꼬집어 보라하고
직원은 사장을 꼬집는다.
그리고 사장은 자기를 꼬집은 직원을 꼬집으며 광고는 끝이난다.



여기서 삐뚤게 쳐다보기 한번..
저 사람은 사장이고
운전자는 자기 밑에 직원이라
운전을 하는건 당연하다.

근데 직원도 피곤해서 하품을 하고 있는데
(오죽했으면 사장이 옆에 있는데 하품을 했겠나..)
사장이란 놈은 보조석 시트 이빠이 뒤로 젖히고
자빠져 자고 있다.

이건 누가 봐도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피곤할 텐데 수고가 많다'며
박카스나 커피라도 한병 사주지 못할망정
자기는 편하게 드러누어 있다니..
참.. 권위주의 적이고 예의 없는 사람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갑자기 자기를 꼬집어 보라고 하는데
직원은 얼마나 고민을 하겠는가.
사장님인데 감히 꼬집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키는데 안할 수도 없고

그래도 시키시니깐
충성심있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꼬집었는데
쫌생이 사장은 자기가 시켜놓고 복수랍시고
직원을 있는 힘껏 꼬집는다.

아니.. 자기가 하라 그래놓고 복수하는건 뭐람..
서로 한번씩 꼬집자고 한것도 아니고..
참... 쫌스럽다..


저런 권위주의적이고
예의도 없으며
쫌스러운 사장이
CF에 우리나라 대표적인 사장 이미지겠지..


여기서 딴소리 한번 하자면,
우리 이모부가 H모 대기업에 계시는데
추석날 집에 내려갔다가
같이 오게 되어서 차를 얻어타고 오는데
거의 서울에 도착했을 무렵
상무에게 전화가 왔다.

"아 어딥니까?
지금 사장님께서 집에 있는 사람들 모아 봐라 그러셨으니
올 수 있으면 오세요. 전무님한테도 연락해봐야 겠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불현듯 생각이 나는게
예전 직장에 크리스마스때 관리부장님이 돌아다니시면서
젊은 남자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때 사장님께서 여자친구없는 남자 직원들
다 모아 보라 그러셨는데 별일 없으면 무조건 나와라~"
라고 하던게 기억이 났다.

결과는 어땠냐고?
뭐.. 여자친구 없는 남자 직원들 한명도 안 빼놓고
나지막히 "아.. 씨발"하면서
사장님하고 러블리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러 가던데..?
'아.. 약속이 좀 있어서'하면서 빠지는 사람도 없더라.

나참... 아무리 크리스마스에 여자친구도 없다지만
어련히 할일도 없을까봐...?
1년에 몇 안되는 쉬는날인데
어렵고 불편한 사장이랑 지내고 싶겠나?

그럼 사장은 왜 직원들을 부르는가?
"자기가 심심해서?"
"정말 할 일없는 직원들 불러다가 자기가 재미있게 해주려고?"
정답은 충성심 테스트이다.
곤란한 부탁을 했을때 얼마나 자기말을 잘듣나 테스트 해보는것이다.

회사에서 직원을 평가하는 기준은
능력+실적+인간성이라고 하지만
사실 중점적으로 보는건 충성도이다.
물론 말단 직원들이야 충성도가 있던 없던간에
일만 잘하고 사고 안치고 일수습잘하면 장땡이지만
차장/부장/이사급 되면 말이 다르다.
'정말 회사에 목숨을 걸'사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해는 한다지만 방법이 영.. 글러 먹었다.
차장/부장/이사 정도 나이쯤 되면
회사 선택을 돈 얼마주냐에 따라 결정하지 않는다.

기업의 경영관이 확고하고
사업시장이 밝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바를
사장이 인맥적, 자본적으로 물심양면적으로 믿고
지원해준다라고 한다면 사장이 제발 좀 나가라고 해도
충성을 다하고 회사에 뼈를 묻을 것이다.

그따구 충성심 테스트 안해도 다들 충성을 다한다는 말이다.



아.. 한국 사회 왜 이리 글러 먹었는가..
나만 이상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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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안동베짱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