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진다. 땀이 난다. 몸 속에 기(氣)가 모두 빠져나가는 것 같다. 사람들마다 더위를 타는 모습은 한 가지인 것 같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좀 다르다. 체질에 따라 여름나기 방법이 극에서 극으로 치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체질에 따른 여름나기 방법을 알아본다.

글/ 양미경 기자도움말/ 우리한의원 김수범 박사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입맛을 잃고 기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복날이면 무리 지어 삼계탕을 먹으며 건강을 챙기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날이면 꼭 몇 사람은 배탈이 나서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이것은 바로 체질 때문이다.

좋은 음식이라고 해도 체질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작정 남들 하는 대로 따라서 여름을 나다가는 일 년 내내 기력을 잃고 비실비실 댈 지도 모른다. 자신의 체질에 알맞은 여름나기 방법, 음식들을 알고 현명하게 폭염 속을 노닐어 보자.

1. 소음인 체질

* 땀을 내면 절대 안 되는 체질
* 보양식은 개고기, 인삼빙수는 더위 식혀

여름에 가장 힘들어하는 체질은 어떤 체질일까? 바로 소음인이다. 소음인은 체력적으로 가장 약하며 몸이 차기 때문에 여름이 되어도 덥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따뜻한 느낌을 많이 갖는다.

그래서 웬만한 더위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며 오히려 냉방이 잘 되는 곳에 가면 추워서 에어컨을 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는 몸이 건강할 때이다.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기가 부족하면 땀구멍이 열려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체력도 극도로 떨어지게 된다.

소화기능이 약해 설사 배탈이 잦기 때문에 여름에도 찬 음식을 삼가는 게 좋다. 소음인 체질이 땀을 빼는 건 피가 빠져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 땀을 많이 흘리면 몸이 더욱 냉해져 건강에 해롭다. 뜨거운 날씨에 오래 노출되거나 사우나로 땀을 많이 빼면 어지럽거나 탈진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소음인들은 땀을 막으며 기의 순환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여름을 나야 한다. 알맞은 보양식으로는 보신탕을 들 수 있다. 다른 고기보다 우리 몸에 흡수가 잘 되어 수술 후의 체력을 회복하는 데도 좋다. 개고기는 성질이 더우며 달고 짠맛이 나는 음식으로 고기가 부드럽고 소화흡수가 잘 되어 위장의 기능을 도와주고 수술 후 체력이 극도로 떨어진 경우에도 좋다.

여름에 많이 먹게 되는 팥빙수를 소음인 체질에 맞게 만들려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 순환을 도와주는 귤이나 오렌지를 갈아서 즙을 내어 얼음을 만든 후에 빙수를 만들고, 팥 대신에 오렌지, 귤, 사과, 복숭아를 얹어 먹으면 좋다.

또 인삼을 달인 물을 얼렸다가 만들면 시원하면서도 몸을 따뜻하게 하여 소음인의 소화기능을 도와주는 인삼빙수가 된다.


2. 소양인체질

* 조금만 더워도 참지 못하는 체질
* 보양식은 임자수탕, 산수유 빙수는 갈증 해소

성격이 급하고 직선적인 소양인은 여름이 되면 더욱 화와 열이 많아서 힘들어진다. 머리와 얼굴에 땀이 많이 나며 얼굴이 붉어지고 머리가 가려우며, 찬 것을 많이 찾고 심하면 얼음을 깨물어 먹는 경우도 많다.

소양인은 소화 기능이 좋아 찬 것을 맘껏 먹어도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지만 유독 보신탕만 먹으면 설사로 고생한다. 또 몸에 열이 많아 매운 음식이 좋지 않다. 이러한 소양인에게 좋은 음식은 임자수탕(荏子水湯)이다.

임자수탕은 전통적으로 우리 민족이 삼복더위에 먹던 음식으로 깻국에 오리고기와 국수를 넣어 만든 음식이다. 임자수탕은 몸의 열을 빼주고 음기를 보충해 줘 소양인들에게 효과가 크다. 빙수를 만들어 먹을 때에도 소양인은 열을 내리고 갈증을 풀어주는 팥을 넣은 빙수가 제격이다. 여기에 수박, 참외, 포도, 메론 등의 과일을 올려서 먹으면 화와 열도 내리고 갈증을 없애는 데 좋다.

또 소양인의 음기를 보충해 주는 산수유 달인 물을 얼려서 빙수로 만들면 시원한 산수유빙수가 된다. 산수유는 신맛이 나고 떫으며 신장의 기능을 도와주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두통, 현훈, 눈의 침침한 증세, 요통,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세에 좋다.


3. 태음인 체질

* 땀 많이 흘릴수록 좋은 체질
* 보양식은 육개장, 오미자빙수 먹으면 좋아

태음인은 성격이 느긋하지만 혈액순환은 잘 안 된다. 몸에 열이 많아 땀을 많이 흘릴수록 좋다. 땀이 흐르면 체액순환도 잘 되고 내열이 발산돼 건강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앞에 다가서는 것보다 오히려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게 낫다. 뜨거운 욕탕 출입이나 사우나도 이롭다.

무엇이든 잘 먹는 태음인은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어도 소화는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몸에 열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따라서 육개장이 더 잘 어울린다. 육개장은 기혈(氣血)을 돕고, 근육과 뼈를 튼튼히 하며 갈증을 달래주므로 태음인에게 딱 맞는 음식이다. 빙수를 만들어 먹을 때도 폐를 보하고 열을 내려주는 매실, 자두 등을 갈아서 즙을 내어 얼음으로 만들고, 팥을 뺀 후에 매실, 자두, 배 등을 얹어 먹으면 좋다.

폐, 기관지가 안 좋은 사람은 잣, 호도를 넣으면 건강에 좋다. 또 열을 내리고 상체의 땀을 없애기 위해 오미자를 달인 물을 얼렸다가 빙수를 만들면 상체의 열도 내리고 폐와 기관지에도 도움이 되는 오미자빙수가 된다.


4. 태양인 체질

* 심한 갈증으로 괴로운 체질
* 보양식은 붕어매운탕, 솔잎빙수는 더위 쫓아

태양인은 상체에 비해 하체가 약하고 몸 안의 열이 위로 올라와 입이 자주 마르고 손발이 뜨거워진다. 기운이 위로 차 오르면 다리의 힘이 빠지고 구역 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수분이 몸 밖으로 잘 빠져나가 소변 양이 줄고 체력이 크게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기를 내려주면서 음기를 보충해 줄 수 있는 담백한 음식이 좋다. 이에 해당되는 것이 바로 붕어매운탕이다.

붕어매운탕은 담백하며 소화흡수가 잘 되고 기를 내려준다. 또한 설사를 그치게 하며 부종을 없애고 이뇨작용을 도와주는 효능이 있다. 그러나 너무 맵게 하면 기가 오르므로 좋지 않다. 태양인들이 빙수를 만들어 먹을 때는 기를 내려주고 발산되는 것을 막아주는 포도, 머루, 다래 등을 얹어서 먹는 것이 좋다.

또 솔잎을 다려서 빙수를 만든 다음 여러 과일을 얹은 솔잎빙수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솔잎 역시 열을 내리고 머리를 맑게 하고 기를 내려주는 효능이 있어 태양인들에게는 알맞다.


출처 : [New 건강다이제스트]

Posted by 장안동베짱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