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재료 준비
먼저 비닐봉지를 찾는다. 굳이 비닐이어야 할 이유는 없으니, 물이 새지 않는다면 어떤 봉지여도 상관없다. 비닐봉지인데도 물이 샌다면 구멍이 뚫린 것이니, 잘 봉하거나 새로운 봉지를 찾아야한다. 애초에 쌀을 담았던 비닐봉지라면 금상첨화지만 쓰레기를 담았던 봉지여도 밥 짓기에 아무런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생쌀을 씹기 싫으면 문명의 때는 속히 씻어버려라. 봉지에 쌀과 물을 1:1의 비율로 담아서 잘 묶는다. |
| 2. 조리 준비
땅을 파고 재료 준비에서 만든 준비물을 놓는다. 봉지가 고르고 펑퍼짐하게 잘 퍼지도록 손바닥으로 툭툭 쳐주고 흙을 덮는다. 비닐이 얇고 넓게 퍼질수록 밥이 잘 된다. 노가다의 ‘나라시(흙이나 콘크리트 다지기)’ 경험자라면 훨씬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다. 너무 깊이 묻으면 조리에 긴 시간이 걸리므로 1cm 깊이로 묻으면 충분하다. 그러나 너무 얕게 묻으면 봉지의 수분이 금방 사라져서 밥이 타거나 비닐이 늘어 붙게되니 주의해야 한다. |
| 3. 취사 시작
장작이 떨어지지 않게 미리 마른 나무를 준비한다. 흙 위에 장작을 쌓고 불을 붙인다. 뜸이 들기 시작할 때까지는 센 불이어도 상관없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도 불이 강하면 밥이 탈 수 있으니 화력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무인도에서 생쌀을 씹는 것보다는 누룽지를 씹는 게 훨씬 즐겁지 않겠나. 불이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사람 없는 무인도에서 방화범으로 구속되진 않겠지만 풀과 나무조차 없다면 당신의 정서는 황폐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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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취사 완료
이 방법은 쌀의 탄내를 맡을 수도 없고, 눈으로 취사 정도를 확인할 수도 없기 때문에 자신의 감을 믿는 수밖에 없다. 30분 정도가 지나서 적당한 때에 불을 끄고 밥을 꺼낸다. 봉지가 찢어지면 재활용이 불가능하니 조심한다. 밥이 탔으면 탄대로 먹고 설익었으면 설익은대로 먹는다. 여기는 무인도 혹은 인적 끊긴 고산이란 말이다. 개구리, 조개, 다람쥐 등 반찬은 알아서 조달한다. 이 취사법을 응용하면 고구마, 감자, 호박 등의 곡물도 구워먹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