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야 '데이트 코스'하면 막 생각나는 게 영화관이나 놀이동산 뭐 이런 곳들이겠지만, 좀 더 럭셔리하고 인텔리전트(아이구, 이런...)한 커플들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단다. "거기가 뭐 볼게 있다고!!" 방금 이렇게 속으로 소리쳤던 분들에겐 대단히 미안한 일이지만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자신의 배우자 될 사람은 적당한 교양과 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더 많은 편이다. 그러니까 미술관은 단지 초등학생들의 소풍 장소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교양과 지성이 꼭 그런 곳을 가야만 빛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기찻간에서 계란 까 먹으며 신문을 읽다가 "오! 이 생동감 넘치는 인물의 묘사! 역시 렘브란트(굳이 이 화가를 들먹이는 건 순전히 필자가 렘브란트를 좋아해서이다. 이유는? 이 자의 그림은 색깔이 되게 예쁘다. 훤한게~)야! 허허허..." 이러는 것보다 갤러리에 멋있게 서서 "렘브란트의 그림은 빛에 대한 렘브란트의 자유로운 시선과 그 표현으로 설명되기도 하는데, 이 각도에서 보는 것과 저 각도에서 보는 것이 확실히 달라 입체적이고도 사실적이군..." 이렇게 중얼거리는 게 뽀대나지 않느냔 말이다.
남자들은 원래 예술작품 이런 거랑 별로 안 친하다. (근데 반면에 역사랑 시사 쪽이랑은 또 친하다. 왜 그런지 다음에 한번 연구해 봐야겠다.) 어렸을 적에 피아노 학원을 다닌 기억이 있거나 미술학원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다손 치더라도 '음악의 어머니는 인순이요, 아버지는 조영남인' 심히 억울한 대답의 소유자들일 수 밖에 없다. 개중엔 예술에 박식한 남아들도 있지만, 그들은 축복받은 1%일 뿐 내 여자가 교양있고 지적인 남자를 좋아라한다는 사실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의 남자다.
어떻게 하면 되느냐? 사실, 관련서적에 한 1년 파묻혀 살면 그런대로 예술작품 앞에서 주눅들지는 않겠지만...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은 우리들에겐 1년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미술관에 가도 당당해질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겠으니 잘 모셔둬라. 어디에? 가슴 속에!
미술관에 가면 입구에서 꼭 주는 게 있다. 팜플렛. 그래 그거다. 고 얄팍한 종이쪼가리는 우리 같이 '모르는' 사람을 위한 거다. 그거 버리지 말자. 그리고 가끔 팜플렛 세 네장씩 받아가는 인간들도 있는데... 나중에 보면 꼭 부채로만 쓰더라. 팜플렛은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에 대한 소형안내책자다.
팜플렛을 받으면 살짝 앞장이나 뒷장을 봐라. 안 들키게. 거기에 써 있는 게 오늘 당신이 볼 미술 작품의 주제다. 'OOO 10주년 기념 특별 조각 전시회', '포스트 모더니즘 - 제 4의 혁명' 뭐 이런 거... 제목을 알고 가면 아는 척 하기도 편하다. 거저 주는 거니까 본전 확실히 뽑자.
남자들은 원래 예술작품 이런 거랑 별로 안 친하다. (근데 반면에 역사랑 시사 쪽이랑은 또 친하다. 왜 그런지 다음에 한번 연구해 봐야겠다.) 어렸을 적에 피아노 학원을 다닌 기억이 있거나 미술학원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다손 치더라도 '음악의 어머니는 인순이요, 아버지는 조영남인' 심히 억울한 대답의 소유자들일 수 밖에 없다. 개중엔 예술에 박식한 남아들도 있지만, 그들은 축복받은 1%일 뿐 내 여자가 교양있고 지적인 남자를 좋아라한다는 사실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의 남자다.
어떻게 하면 되느냐? 사실, 관련서적에 한 1년 파묻혀 살면 그런대로 예술작품 앞에서 주눅들지는 않겠지만...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은 우리들에겐 1년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미술관에 가도 당당해질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겠으니 잘 모셔둬라. 어디에? 가슴 속에!
미술 작품 보는 법
전시된 미술 작품을 볼 땐 그 작품의 대각선 길이만큼 뒤로 떨어져서 봐야 한다. (진짜다!) 그림이 아니라 조각 등의 예술 작품이라면 그 작품이 꼭 맞게 들어갈만한 임의의 사각 공간을 그린 후 대각선 길이만큼 물러나 보면 되겠지? 요건 반드시 잘 알고 있자. 처음 미술 작품 앞에 섰을 땐 이렇게 보는 거다.
전시된 미술 작품을 볼 땐 그 작품의 대각선 길이만큼 뒤로 떨어져서 봐야 한다. (진짜다!) 그림이 아니라 조각 등의 예술 작품이라면 그 작품이 꼭 맞게 들어갈만한 임의의 사각 공간을 그린 후 대각선 길이만큼 물러나 보면 되겠지? 요건 반드시 잘 알고 있자. 처음 미술 작품 앞에 섰을 땐 이렇게 보는 거다.
미술관에 가면 입구에서 꼭 주는 게 있다. 팜플렛. 그래 그거다. 고 얄팍한 종이쪼가리는 우리 같이 '모르는' 사람을 위한 거다. 그거 버리지 말자. 그리고 가끔 팜플렛 세 네장씩 받아가는 인간들도 있는데... 나중에 보면 꼭 부채로만 쓰더라. 팜플렛은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에 대한 소형안내책자다.
팜플렛을 받으면 살짝 앞장이나 뒷장을 봐라. 안 들키게. 거기에 써 있는 게 오늘 당신이 볼 미술 작품의 주제다. 'OOO 10주년 기념 특별 조각 전시회', '포스트 모더니즘 - 제 4의 혁명' 뭐 이런 거... 제목을 알고 가면 아는 척 하기도 편하다. 거저 주는 거니까 본전 확실히 뽑자.
제일 중요한 건 말로 아는 척 하는 것보다 느낌으로 아는 척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지.
- 이 그림은 화가가 기분이 좋을 때 그렸나봐요. 색이 참 밝고 선이 둥그네요.
- 캔버스에 그린 거라고 하기엔 굉장히 사실적인데? 특히 그림자는 그리기 힘든 부분인데, 잘 그려놨어.
- 저 단단하고 각이 잘 잡혀있는 근육 좀 봐. 조각을 하려면 인간의 몸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할 거야.
- 저기 붙여놓은 저 뚜껑은 아마 현실 문제의 돌파구를 찾는 작가 자신의 심리를 드러낸 것일 거야.
그 작가나 미술 자체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얼마든지 이렇게 말함으로서 상대방에게 '아, 이 사람은 미술작품을 그냥 건성으로 보진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 원래 수채화는 풍경화가 많은데... 안 그래요? 고등학교 때 미술책 보면 항상 수채화는 늘 풍경화 아니면 정물화였잖아요. 기억나요?
- 판화 해봤어요? 이건 청동판화라 시간이 오래걸렸을 거예요. 근데 청동판화는 뭘로 재료를 다듬었을라나?
이렇게 상대방의 말을 유도하면 굳이 이러쿵저러쿵 작품에 대해 심오하게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나는 이 작품을 보았고, 이 사람은 말했고, 나는 느꼈다.'는 생각을 상대방은 하게 된다. 미술관에 가면 차분해지고, 좀 더 고상하게 생각하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건데... 이거 잘 먹힌다. 대화란 자고로 공감대의 작용반작용인 것이다.
팜플렛을 볼 기회가 자주 생길 수 있다. 상대방이 그림을 보는 시간 말이다. 그 때 슬그머니 손에 든 팜플렛을 열어 내용 속에서 말할 만한 '껀덕지'를 찾아내라.
팜플렛 : <포토리얼리즘의 주요한 기여 중 하나는 장인적 기술과 제도공의 기술을 현대예술에 복귀시킨 점이다... 운운>
- 정말 똑같이 그렸지? 이 그림... 사진 같지? 포토리얼리즘이라고 하는 예술양식인데, 이 전 화가들은 주로 추상화에 관심을 많이 보였거든? (생각나는 게 피카소 밖에 없어.) 그런데 포토리얼리즘 작가들은 사진기를 이용해 사물의 2차원적인(그림은 원래 2차원이다.) 이미지를 그대로 캔버스에 옮기는 시도를 하게 된 거지. 섬세하고 깨끗하게 그려야 하는... 뭐랄까 장인의 솜씨를 미술계에 들여놓게 된 거야.
그렇다고 억지로 이야기 만들어서 하지 말길. 팜플렛에서 발췌한 걸 그대로 말하지만 말라는 거다. 살 붙이는 건 능력이다.
작품 앞에 있는 작품 소개 훔쳐보기, 조금 전 본 작품이랑 비교하면서 말하기, 조용히 오래 한 작품을 응시하면서 골똘히 생각하는 척 하다가 '흠, 초기 작품이군.' 이런 식으로 중얼거리기, 색과 선에 대한 철학적 고찰...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운 '미술 작품 아는 척 하는' 방법들보다 제일 좋은 건 역시... 느낌 말하기다. 아까도 말했잖아? 미술 작품 보고 괜히 시시비비 하지 말고 느낀대로 말해라. 단, 조금만 고상하게.
음악 감상 하는 법
☆ 음악이 흘러나오면 절대로 그 쪽(스피커, 악기 등)만 쳐다보지 않는다.
오페라나 뮤지컬 등은 일단 제외! 그건 뭐 아는 척 하고 말게 없으니까.
클래식, 재즈 등의 '이해하기 힘든' 음악 말하는 거다. XXX 오케스트라 합동 내한 공연 등의 음악회에서 흘러나오는... 보이지 않는 예술이라 더 복잡할 것 같지만, 천만에! 훨씬 간단하다. 왜냐? 음악회 가서 자리에 앉아 끊임없이 아는 척 하며 말 걸고 또 말 걸고 하면 앞자리, 뒷자리 사람들에게 정중히 나가라는 부탁을 받게 될테니까. 음악 중간에 속삭이는 말 한 마디가 당신을 참 교양있고 음악에 대한 소양이 높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다.
법칙. 음을 모르면 악기를 보고, 악기를 모르면 사람을 보고, 사람을 모르면 분위기를 보라.
끝.
에? 시시하다고? 근데 정말 이것 뿐이다.
- 3악장은 전체적으로 참 부드럽고 여유있는 음의 흐름이네요. 자장가 같지 않아요?
이게 안되면,
- 첼로 소리가 다른 악기들 소리를 지배하는 듯 하군요. 이번 곡의 주인공은 첼로인가 봐요.
이것도 안되면,
- 저기 트럼펫 부는 검은 양복 아저씨 보이죠? 재즈는 몸으로 연주한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것 같지 않아요?
마지막?
- 사람들 표정을 봐요. 죽은 모짜르트에게 반한 살아있는 사람들이라니!!
예술이라는 건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것들의 집합이다. 아름다움을 볼 줄 모른다면 그 사람은 아름다움을 누릴 권리가 없다. 예술적 소양과 충만한 교양으로 이미 잘 다져진 사람들이라면 그에 맞게 미술관이나 음악회 같은 곳으로 자주자주 나가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한번쯤은 그런 데서 당신의 예술 본능을 상대가 느끼게 해주는 것도 괜찮다. 예술 작품에 대해서 잘 모르는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느낀대로 본대로' 이것이다.
출처 : http://paper.cyworld.nate.com/paper/paper_item.asp?paper_id=1000055805&post_seq=79247
어디까지나 예술은 사람이 만든 것 아니던가? 기꺼이 아는 척 해주자. 고갱이나 바흐나 다 인간이었고, 그들 세계를 굳이 내가 낱낱이 알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단지 조금만 신경써서 우리도 한번 고상하게 아는 척 좀 해보자 이거다.
출처 : http://paper.cyworld.nate.com/paper/paper_item.asp?paper_id=1000055805&post_seq=79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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