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씨(여·26)는 지난해 하반기 취업 때 서류 전형에서만 30곳 넘게 떨어진 대졸 실업자였다.
명문으로 꼽히는 연세대를 졸업했지만 기업들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불문학을 전공한 데다 토익(860점)과 학점(3.5점) 모두 평범했기 때문이다.
수십 번의 고배를 마신 장씨는 취업 전략을 완전히 새로 짰다.
경영대 졸업생들이 기피하는 분야인 인사조직 관리를 '주 특기'로 정하고 직장인 재교육용 인사관리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 인사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것.
장씨의 노력은 올 상반기 빛을 발했다.
서류 통과는 기본.여러 기업에서 최종 합격자로 장씨를 낙점했다.
장씨는 현재 연봉이 높기로 소문난 한 외국계 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기업들이 학점 토익 등 '스펙'만 좋은 인재보다는 실무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직장인 재교육용 실무 강좌에 매달리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무에 능한 장씨 같은 구직자들이 손쉽게 취업했다는 소문이 돌자 실무 강의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
삼성그룹 계열 직장인 대상 교육업체인 크레듀의 경우 전체 강좌를 통틀어 대학생 수강자의 수가 작년에 비해 30%가량 증가했다.
이남연 크레듀 과장은 "양혁승 교수의 전략적 인적자원 관리,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인사 경영의 원리 등 과목이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대학교와 제휴해 직장인 대상 실무 강좌를 들으면 학점을 인정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경영직무교육 전문업체인 휴넷도 '팀원 역량 강화 스쿨''MBA 베이직''리더피아 비전 스쿨' 등을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강좌로 분류,사이트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휴넷 안병민 본부장은 "대학생 수강자 수가 지난해 대비 20% 정도 늘어났다"며 "대학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운영하고 있는 직무강좌들도 구직자들로 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초 연세대가 재학생 실무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한 '연세취업역량아카데미'에는 5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정원을 250명에서 350명으로 늘렸다.
연세대 취업정보실 관계자는 "실무 관련 프로그램을 들은 구직자들은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에게 실무에 투입했을 때 빨리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인턴으로 실제 기업에서 일해 본 경험을 갖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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